구미호를 닮은 인도 케랄라의 흡혈귀 야크



(그림설명: 인도의 전설에 전혀오는 흡혈귀)

인도 힌두교와 불교 그리고 자이나교 신화에 아름답고 관능적으로 묘사된 대지의 여신 야크가 남부 케랄라 주에서는 우리 전설의 구미호와 유사한 흡혈요괴로 등장한다.

흡혈귀 하면 무섭고 혐오스러운 드라큘라를 대부분 연상하지만 의외로 더 잔혹하고 악명을 떨치는 흡혈귀들이 세계 여러나라의 전설에 많이 전해오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여성인 것으로 묘사됐다.

스코틀랜드의 바오브한-시스, 아일랜드의 리앤하움-시, 포트투갈의 브룩스사, 디어그-듀, 아랍의 앨걸, 애스왱, 다그내그, 우크라이나의 에테티카, 말레이시아의 랭수이르, 리비아의 라미아, 그리고 인도 케랄라의 야크가 바로 여성 흡혈귀다.



(그림설명: 말레이시아 전설에 전해오는 흡혈귀)

처녀귀신 처럼 하얀 옷을 입고 다니는 야크는 포르투갈의 브룩스사 처럼 밤에 홀로 다니거나 길을 잃은 남성 여행자들에게 엄청난 미모와 매력 넘치는 젊은 여성으로 둔갑하여 유혹한다.

마수에 걸려든 남성은 대궐 같은 저택에서 대접을 잘 받지만 정신이 들면 높은 야자수 나무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남성은 너무 높아서 오도 가도 못하다가 흉측한 제 모습으로 돌변한 야크에게 잡아먹힌다.

결국 희생자는 다음날 야자수 밑에 머리카락과 손톱만 남긴채 증발하고 만다.

케릴라의 전설에 따르면 야크는 몸 주변에서 재스민 향을 풍기는데 그녀의 약점은 성스러운 책들과 쇠로 된 펜이다.

야크를 만난 성자들 중 다수는 오래전 야자수 잎사귀에 글을 쓸때 사용한 쇠 펜 끝에 라임을 꽂아 야크에게 줘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림설명: 아랍의 전설에 전해오는 흡혈귀)

인도 케랄라 트리반드룸에는 유명한 힌두교 엑소시스트 가족이 사는데 그들은 조상이 야크에게 죽었다고 믿으며 지난 100여 년간 엑소시즘을 가업으로 이어온 가정이다.

인도의 상류 브라만 계급에 속한 칼라디 브핫타티리스 가족의 조상 브핫타티리스는 100여년전 친구 남부디리와 함께 스리스수르 푸람 축제에 가기 위해 늦은 밤 숲길을 지나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 어두운 가운데 불빛 하나 없는 숲 속을 걷던 이들은 맞은 편에서 아름다운 여인 두 명이 나타나 숲에 흡혈귀 야크가 출몰하니 위험하다면서 자기 집에서 묵고 가라고 말하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여인들을 따라갔다.

여인들이 안내한 집은 대궐처럼 크고 무척 부유한 가정으로 보였고 여인들은 이집 딸들로 생각됐다.

여인들은 한 명씩 방으로 데려가 잡아먹기 위해 홀리기 시작했다. 브핫타티리스는 여인이 손을 대자 순간 정신을 잃고 기절해 바로 잡혀 먹혔고 다른 방에 있던 남부디리는 평소 두르가 여신을 신봉하고 성전을 연구하는 학자여서 요괴가 쉽게 홀릴 수 없었다.

야크는 왜 두르가 여신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느냐며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남부디리는 자신은 항상 여신을 믿기 때문에 마음을 다른 곳에 둘 수 없다고 대답했고 그러자 앞에 있던 여인은 갑자기 흉측스러운 야크로 둔갑했다.

브핫타티리스의 이름을 외친 남부디리는 친구가 대답을 하지 않자 가지고 있던 여신의 경전을 가슴에 대고 계속 성스러운 구절을 읊었는데 야크는 크게 화를 내며 방에서 나갔다.

그 순간 갑자기 주변이 적막한 숲으로 변하고 추워지더니 자신이 드높은 야자수 꼭대기에 있는 것을 발견한 남부디리는 밤새 떨다가 다음날 주민들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그림설명: 스코틀랜드 전설에 전해오는 흡혈귀)

친구 브핫타티리스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는데 그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옆에 서있는 야자수 밑에서 발견돼 그가 야크에게 잡혀 먹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브핫타티리스 가족은 그 후 대대로 야크와 다른 요괴들을 퇴치하는 엑소시즘을 연마해 오늘날 케랄라에서 가장 유능한 엑소시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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