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없이 70년간 강제로 사회에서 격리된 여인



(그림설명: 남동생들과 재회한 진 갬블)

한 달 전 영국 머지사이드 주 위럴에 사는 데이비드 갬블(63)은 인근 맨체스터 근처에 있는 맥클리스필드 양로원으로 부터 25년 전에 타계한 모친 앞으로 온 설문 조사지를 받았다.

앙케트 내용은 양로원 서비스를 만족하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데이비드는 편지가 잘못 배달된 것으로 생각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편지 귀퉁이에 누군가 연필로 '진 갬블'이라고 쓴 것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진은 그가 태어나기 전 정신병원에 수감된 그의 누나였다. 죽은 줄로 알았던 누나가 혹시 살아있는 것은 아닐까 조급해 즉시 양로원에 전화를 걸어 그곳에 누나가 있는 지 확인했다. 관리자는 대뜸 있다고 답변했다. 놀란 데이비드는 형 앨런(66)과 함께 양로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누나 진은 15살 때인 1937년 병원 수술실 청소 일을 맡아 하다가 12.5펜스(232원 가치)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심신상실법에 따라 사회에서 격리돼 수용소에 감금됐다. 나중에 병원에서 분실된 돈이 발견돼 그녀의 무죄가 확인됐지만 웬일인지 정신병원으로 옮겨 수감됐다.

데이비드와 앨런은 부모가 너무 경제적으로 어려워 헤어진 후 고아원에서 자랐는데 최근 확인해본 결과 부친이 진을 정신병원에서 빼내려고 몇 년간 온갖 고생을 하다가 돌아가신 것을 알게 됐고 그 후 모친마저 돌아가시면서 누나와의 연락이 끊어져 버린 것을 확인했다.

진은 그동안 정신병원을 여러 군데 옮기면서 50여년을 살다가 정부의 정신건강 관련법의 개정으로 시립 양로병원을 거쳐 1989년 이래 현재의 양로원에서 지내고 있었다.

데이비드와 앨런이 진을 기억하는 것은 1950년대, 그들이 어렸을 때 누나가 한번 정신병원 직원 두 명과 함께 집에 온 것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록된 진의 정신 질환 내용은 정신박약에 망상 증상이었는데 진은 그동안 수없이 망상 현상이 사라졌다고 병원 측에 퇴원시켜줄 것을 호소하고 가족을 만나고 싶다며 가족에게 연락을 해달라고 오랜 세월동안 요구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의 남동생들이 방문하겠다고 통고하자 양로원측은 진이 귀가 먹어 글을 써서 의사소통을 해야 하며 아마도 동생들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생들을 만난 진은 무척 기뻐하며 '안녕, 앨런~, 안녕, 데이비드~' 라며 상냥하게 말하고 그들을 팔로 감쌌는데 너무 감격한 나머지 심장에 경련을 일으켜 고통스러워했다.

이 맥클리스필드 사건이 보도되자 주민들은 물론이고 세계의 네티즌들은 정부가 1989년 법 개정 이후 사건을 철저히 조사했어야 했다며 어떻게 의사 한 명의 서명 하나로 개인의 생애가 이토록 처참하게 말살될 수 있었는지 사회 안정과 시민 보호라는 미명 아래 은밀하게 자행되고 영구히 은폐되는 인권 침해와 유린 행위를 국가 기관이 엄격히 감독하고 온 국민이 감시해야만 한다고 흥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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